space model

from thought 2008/06/25 09:40
최근에 우연히 알게된 한 분에게서 흘러넘치는 여유를 보면서 나는 물었다,
'참 여유있다는 말씀 많이 들으시지요?'
그분이 잠시 갸우뚱 고개를 저으시더니 웃으며 이리 말씀하셨다.
'글쎄.. 여유라,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데 나는 별로 그리 여유로운 사람은 아니네요.'
그리고 시작된 여유에 대한 짧은수다.  

여유는 마음의 공간이다.
자칫 여유있는 사람들이 '생각없음' 또는 '무념무상'으로 취급되곤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닐까 싶다.

여유, 'space'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metaphor가 필요하다. 첫째로 모든 사람은 자신이 감당할수 있는 'capacity'를 가지고 있다. 보통 그릇, 용량이라는 의미로 많이 이해하곤 하는 이 capacity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input을 머리와 마음에 담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아, 머리와 마음에서 따옴표 한번더; 여기서 capacity는 지적capacity와 감성적capacity를 모두 포괄한다는거.

둘째로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사람은 일상을 살면서 끊임없는 'input'을 받고산다. 여기서 input resource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각종 매체와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둥둥 떠다니는 정보, 주변인으로부터 받아드리는 수동적인 정보, 본인의 관찰과 습득에 의한 자발적인 정보 등등등. 특히나 최근처럼 정보가 홍수처럼 넘처흘러나는 이 때에는 우리 주변의 input resource들이 자칫 개인을 overwhelming하기도 하는 듯하다.

이 space, capacity와 input라는 세가지 factors를 가지고 생각해볼때, 가지고있는 그릇, capacity보다 넘치는 외적자극및입력,input을 받을땐 여유,space를 가지기가 쉽지 않다. 이 세가지 factors를 가지고 몇가지 여유모델 space model을 만들어보자 (이제 심심하니까 별걸다한다;;)..

1) capacity가 상대적으로 커서 비슷한 input을 받아도 relatively bigger space를 유지할수 있는 사람
: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릇'이 크다라는 게 이런부류가 아닐까.

2) 상대적으로 input이 적어서 비슷한 capacity를 가지고 있어도 space를 유지할수 있는 사람
: 예를 들자면 속세와 차단되어 사는 아티스트

3) input를 별 생각없이 쉽게 버려서 (마치 쓰레기통을 비우듯이) space를 유지하는 사람
: 남들이 뭐라뭐라 떠들어도 절대로 own my way 뚝심있는 자

4) my favorite! input을 빠르게 정리해서 필요한것만 잘 받아들여서 organized space를 가진 사람이 있겠다.
: 필요없다 생각하면 바로 안테나 끄고 그때그때 관심분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

아- 난 또 왜 이런잡생각들을 하면서 엄청 진지해지고있는것인지.. pathetic.
무엇을 하든, 쫒기듯이 그렇게 달리듯이 그렇게 맨날 급하고 모자라보이는 내 모습.
한때는 이렇게 뭘하든 열심히 다그치면 몰아대는 내가 참 좋았는데, 그런 성향때문에 마음속의 여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타고난 내 자신을 이리보니 그릇이 큰것 같아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들은말들을 맘속에 꼭꼭 쥐고사는 스타일이라 잘 흘리지도 못하겠고.. 어찌하면 나도 여유라는 것을 다시 찾을수 있을까 고민하다, 4)번 모델을 발견했다.

왜... 일년에 한번 입을까말까하는 옷들이 옷장에 넘처나지만 이녀석들을 내 손으로 버리는건 너무 어렵다. 내 마음속의 여유도 이런게 아닐까 싶다. 절대로 맘에 담아둘 필요가 없는 input들이 내 작은 capacity를 차지하고 앉아서 쉽게 나가려하지를 않는다. 내 손으로  그 생각과 말과 추억과 기억과 정보와 감정을 없애는건 참 어려운 일인것 같다. 뭐 끈덕지게 맘에 남는 녀석들이야 어찌할수 없다쳐도, 대략적인 validating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과연 이 많은 상념들이 내 비좁은 맘속에 굳이 담아둘 필요가 있는지는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마음속의 여유를 좀 찾아야겠다.

얏호!
2008/06/25 09:40 2008/06/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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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rori 2008/06/26 13: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서 궁금한게, 처음에 그분한테 '여유 있어보인다' 라고 말했을때는 여유의 2가지 의미 중에서 어떤 의미로 말했던거지? '생각없음'? 아니면 '심적 공간의 여유'?

    • nalong 2008/06/26 13:42  address  modify / delete

      그분은 좀 4번타입. ㅠ ㅠ
      마무리로 '심적공간의여유'가 진짜 여유다라는 결론으로 이야기를 끝내고
      나는 돌아와서부터 하루종일 '여유'라는 잡생각으로 또 상념에 빠져버린거지 >_<
      하지만 이번에는 잡생각들이 잘 정리가 되어서 그닥 나쁘지않아 쿠헛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뽀롤-

  2. porori 2008/06/27 10: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하 ^^ 글코나~ 재밌는데 멀 ㅎㅎ

    • nalong 2008/06/27 16:43  address  modify / delete

      :) 뭔가 재미있는걸 함께즐길수 있는 친구들이있어서 완전 좋은거!!!

  3. coollee 2008/06/29 08: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나는 약간 1,2,3,4 다 합친 미친...거 같은데??? ㅋ (그나저나 간만에 너의 글들 좋다. 자주 올께 자주 올려주렴)

    • nalong 2008/06/29 20:11  address  modify / delete

      그렇다면 언니는 진정한 여유의 달인!
      (하하하 자주놀러오세요~ >_<)

  4. 썬뎅 2008/07/01 03: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난 너무 4번같은걸; 그렇지만 편식하게되는수가 ㅋ

    • nalong 2008/07/02 10:06  address  modify / delete

      호호 편식이라는걸 까먹었네- 하지만 갠찮아! 언니는 여유가 있자나요!!
      :)